현실 경제에서 진행되는 모든 경제활동은 반드시 양의 거래비용을 수반합니다.
시장거래에서는 거래조건에 합의해야하지만 거래가 성사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협상이야말로 거래규칙에 합의하고, 서로 지킬 것을 서약하고 지키지 않으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지의 여부 등 경기규칙을 만들고 운영하고, 지키는 문제에 합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 금전적 비용 등을 일컬어서 거래비용이라고 부릅니다.
다시 말해, 거래비용이란 정보의 불확실성과 미래의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개별경제주체들이 현실거래를 통해 서로 간에 이익을 담보하기 위해 거래와 관련된 사고에 대비할 목적으로 온갖 시간, 돈, 노력 등을 말하는 셈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러한 거래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경제는 발전이 더딘 반면에 이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경제는 그만큼 효율이 높고 경제발전이 빨랐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원천적으로 피할 수 없는 거래비용이지만 그 크기를 낮추어 보려고 경기규칙인 경제제도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특정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거래비용의 크기는 그 사회가 갖고 있는 경제제도의 내용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됩니다.
경기규칙으로서 경제제도는 국민생활의 모든 면을 통제하고 규율하는 외생적 제약조건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경제제도가 보다 더 투명하고 경제활동에 친화적일수록 개별경제주체들과 사회전체가 부담하는 거래비용은 그만큼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경제제도는 거래비용의 크기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경제, 사회 유인구조를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의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의 의사결정과 행동, 나아가서 그 사회의 변화 방향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한 나라 국민들의 사고와 행동은 그 나라의 경제 제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제도가 국민을 바꾸어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경제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시장의 경기규칙인 각종 경제제도를 합리적으로 만들고 잘 지키도록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거래비용을 낮추어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을 축구경기에 비유하면 경제제도의 역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축구경기는 일정한 규칙하에 진행이 됩니다.
한국 사람들이 즐기는 축구는 우선 양 팀의 선수는 각각 11명으로 하며 골키퍼를 제외하고 손으로는 공을 만지지 못합니다.
한편, 미식축구는 축구이지만 공을 들고 잘 뛰는 것이 승리에 도움이 됩니다. 발로 하는 우리식 축구경기규칙에 의하면 미식축구 선수들은 핸들링을 범하여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됩니다. 경기규칙, 즉 제도에 의하여 경기의 내용이 완전히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도 이와 같이 서로 다른 경기규칙의 결과입니다.
자본주의사회는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하지만,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개인의 재산권은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서 국민들의 경제활동 패턴이 달라지며 경제성과도 달라집니다.
한편, 경기 운영에 있어서는 경기 규칙이 너무 까다롭든지 심판이 너무 경직적으로 규칙을 적용해 조그만 태클에도 퇴장을 남발하게 되든지 그러면 경기의 흐름이 끊기고 선수들이 제대로 실적을 발휘하기가 어렵게 되어서 결국에 경기는 재미가 없어집니다.
이 경우에 선수들은 그만큼 반칙을 피하고 퇴장을 피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친 판정에 대하여 시비가 생기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불편함 모두를 일컬어서 거래비용이라고 부릅니다.
거래비용이 너무 높아지면 경제사회는 침체되고 활력을 잃게 되어서 경제성과는 악화됩니다. 예컨데,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도 이런저런 정치적인 이유로 각종의 규제를 통하여 개인재산권 및 그 행사에 제약을 가하게 되면 경제활동의 활력은 저하되고 경제성과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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